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삼청동 part1

스타(star) 2016. 9. 4. 03:59

​테라스

대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다. 항상 테라스에 앉아서 멍하니 밖을 쳐다보곤 했다. 걸어가는 사람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힐링을 하곤 했다. 회사를 그만 둔 뒤에도 항상 그 시간을 그리워 했던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고 제일 먼저 찍었던 사진이 신촌에 가서 테라스에서 내려다 보는 사진이었다.



제자와 함께

3개월 뒤에 호주로 떠나는 제자와 함께 종로에서 만났다. 요새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부터 시작해서 즐거운 대화를 이어 나간다. 간만에 인사동을 걸었다. 제자는 참 이렇게 지식이 많은지 몰랐다. 우리는 하루 종일 서예부터 미술과 철학 문학에 이르기까지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간다. 정말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 녀석이었는줄은 몰랐다. 뼈속까지 인문학도들이라서 그런지 대화 자체가 달랐다. 이해의 폭도 다르고.




인사동에서는 박물관에 들렀다. 잔돈이 없어서 단팥빵도 하나 사먹었다. 참 즐거웠다. 내가 이렇게 만날 사람이 많은 사람인 줄은 몰랐다. 주말에는 이렇게 제자들과 데이트를 하면서 사람 이야기와 사는 이야기들을 한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니. 나는 잘 지냈어. 힘든거 있으면 말해. 그런 도움이 되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너무 좋았다. 이제는 제자들이 나를 또 밀어주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이것만한 보람이 어디 또 있을까.


인사동에서 삼청동으로 넘어왔다. 수제비 한번 먹어볼래? 수제비요? 응. 너네 학교 하면 막걸리 아니냐. 네 맞아요. 아 이거 정말 인생수제비 인 것 같아요. 나 따라 다니면 재미는 확실히 보장해.


파전에 동동주가 역시 제격이긴 한데 아직 수준을 보여주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행복이란게 사실 별거 아니다. 간만에 이렇게 만나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그 동안 나에대해 오해하고 있던 것이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요새는 정말 사과와 힐링이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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