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오랜만에 주말과 빼빼로 데이 단상

스타(star) 2013. 11. 12. 03:05

1. 

개인적으로 3개월 짜리 과정이 끝났다. 우선, 개인적으로 기획에 대한 컨텐츠가 참 부족하면서도 대충 말로 때우려던 것들이 있어서 좀 보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 2가지는 선생과 사장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을 남의 머리에 넣는 것과 남의 돈을 자기 주머니에 넣는 것이 제일 어렵다. 


2. 

내 메소드와, 해석의 틀을 제시하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어짜피 마인드라는 것이 절대로 떠든다고 끝날일도 아니고 절대 복제될 수 없는 개별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수업에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어렵겠지만, 나는 기획자는 곧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지식보다 어떻게 알아내면서 살아가느냐에 대한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그래서 태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몇몇 지인들이 얘들 많이 가르쳤어? 라고 물어보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근본 코어는 이미 전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어른들의 사정이들이야 내 알바아니고, 다 만들어진 제품에 상표만 찍어서 내보내는 느낌도 없지 않아 들긴하는데 뭐 어쩌랴. 나로써는 썩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고, 빨리 준비하던 것을 진행하는 것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엔 모든 것의 원인인 내가 문제다. 나쁘게 말하면 속 좁은 것이고, 좋게 말하면 되풀이 하지 말아야할 상황들이라고 생각한다. 


3.

솔직히 이나라의 상황을 지켜보면 기존의 프레임대로 움직여 줄 사람은 큰 의미 없다. 큰 충격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 나라의 산업은 의외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근면하긴 한데 역동성이 부족하다. 어찌보면 이 나라에서 필요한 유형의 인재는 다양한 경험과 전혀다른 시각에서 문제해결 전략을 찾아내는 사람인데, 솔직히 교육과정이나 통제력을 봤을 때 이런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마, 나와 비슷한 히스토리 가진 사람이 여지껏 해외로 튀지않고 여기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 참 쓸데 없이 해준 것 없는 이 나라를 위해서 일해주는 것 같은데, 곰곰히 생각할 수록 더욱 더 화가난다. 교육의 실패.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듣던 이야기가 넌 사고가 양키같다는 표현인데. 어이 없게도 난 단 한번도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분명 나와 같은 코스로 살아가기만 하면 같은 사고를 이 나라에서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만큼이나 이 사회가 교육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인재 양성에 대해서 편향되어 있다는 의미. 

안 그래도 그 동안, 길도 없는 진흙탕길을 아스팔트 깔아 주면서 여기까지 온 것 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는 캐리까지 부탁하고 있으니 참 어이가 없다. 얼마나 무능하면, 내가 이제 조금 쉬고 싶어도 쉬지를 못하게 만든다. 세상에 이렇게나 빈틈이 많고 할일이 많은 사회가 어디 또 있는지 모르겠다. 한쪽에서는 일거리가 넘치고 사람이 없어 죽겠는데, 한쪽에서는 수 많은 경쟁률을 통해서 그 직업 가지겠다고 아우성 치는 모습을 보면 우습다고나 할까. 휴. 난 왜 어쩌자고 이런 고생의 늪으로 뛰어든건가. 하두 써먹을 사람이 없어서 직접 만들러 왔다는 말. 어쩌면, 진짜 아닐까.


4.

부산에 가야하는데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 같다.

아 너무 가고 싶다. 빨리. 반년 만에 내려가는 부산이 기대된다. 제주도도 가야하고 태국에도 가야하고 가고 싶은 곳들이 천지인데 과연 다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제는 그냥 저지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언제는 뭐 계획하고 간적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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