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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동네 문방구에서 한 젊은 부부가 뭔가 물건을 사고 있었다.
남편이 계속 쳐다보길래 아 뭐지 싸우자는 건가. 봤더니 그냥 날 보면서 웃고 있었다. 뭐 좋은 일 있는지 몰라도 딱 이런 미소였다. 애기들이 학교에서 시험 100점 받아온 그런 표정이었다. 뭔가 좋은 일인데 자기가 잘해서 그런게 아니라 남 때문에 즐거워진 그런 흐뭇한 표정 말이다.
나도 모르게 그 미소에 멋적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었다. 밖에 부인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 계산할 때 까지도 이 사람들이 누군지 몰랐다. 아 그냥 참 부인이 미인이시네요. 이렇게 생각 하고 있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주 본 사람들이다. 김승우-김남주 부부였다. 둘이 한참이나 날 보고 웃으면서 가는 거 아닌가. 뭐가 재미있는지는 몰라도 둘이 웃는 표정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지긴 했다. 아마도 자신들을 못알아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연예인들에게 싸인은 받지 않는다. 그 순간에도 꿋꿋하게 문방구 아저씨에게 츄리닝 파냐고 물어봤다. 김승우가 뭘 사든지 내가 살 츄리닝이 더 중요하기에.
애들 학용품 사러 온건지 퇴근길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둘이 사이 좋게 이야기 나누며 집으로 향하는걸 보니 갑자기 부러움이 밀려들어왔다. 갑자기 이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오는길에 대체 이런 동네는 집값이 얼마인지 검색해 보니까 평당 2500이네.
열심히 사는걸로는 안되겠다.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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