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벌써 십년도 전의 일이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 나는 힙합에 심취해 있었다. 사실, 팍이 어쩌고 비기가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들이다. 인생 자체가 험하게 살다보니 흔히 말하는 힙합 소울을 갖게 된 것 같다. 물론, 약을 팔고 감옥에도 수십번 드나들고 서로 총질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에 비하면 내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우스운 이야기 같다.
십년전에 한창 야구점퍼에 나이키 올검을 신고 뉴에라를 쓰고 다니곤 했다. 내 삶은 대부분 이태원에 있었다. 그 때는 그냥 그게 편했다. 그런 비주류의 문화가 나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열 여덜살에 처음 에미넴을 접했는데 (그 유명한 마샬매더스를 CD가 아니라 테이프로 샀다) 그 후로 몇 년을 힙합에 빠져 살았다. 대학교를 가고 나서 갑자기 뭐에 홀렸는지 몰라도 나는 힙합을 버렸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발라드를 좋아하고 남들처럼 소몰이 창법이니 뭐니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나에게 힙합은 나의 부끄러운 과거의 모습들이었다.
투팍에서 노토리어스로
솔직히 이스트 코스트니 웨스트 코스트니 이런 구분에 대해서 어렴풋이만 알고 있었다. 예전부터 투팍 투팍 하길래 진정성 없이 유행처럼 받아 들였던 힙합이었다. 비기가 유명하네 뭐하네 해서 몇 번 들어도 봤으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쉬운 멜로디와 가사가 들리는 투팍의 노래가 귀에 잘 들어왔던 터였다.
이스트 코스트의 노토리어스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일이다. 특히 그의 영화를 보고 나서 주옥같은 노래들이 다시 생각나곤 했다. 이제서야 그 가사들을 접하고 나니 그들의 언어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다시는
다시는 투팍과 노토리어스의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그들은 메세지로 존재할 것 같다. 요 몇일 동안 흠뻑 힙합에 취해서 있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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