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우중충한 기억

스타(star) 2015. 8. 13. 05:28




1.

이따금씩 짜증이 나면 자꾸 기어오른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리속을 한참을 훑고 지나가는 동안 내 안에서 온갖 짜증이 솓구쳐 오른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미움으로 번져 내 얼굴에 피어난 열꽃처럼 퍼져나간다. 거리를 두어야 할 때가 필요하다면 난 이따금씩 그 사실들을 잊지 않기로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는 언젠가 그 누군가에게는 절대로 피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2.

투자란 것은 위험과 보상이 공존하는 관계이다. 서로가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짐과 동시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신적, 육체적 행복과 즐거움은 관계를 통해 얻는 보상이지만, 반면에 정신적, 육체적, 금전적 스트레스, 감정적 질투는 투자에 대한 위험이다. 


3.

K에게 집착하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삶의 폭이 좁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러워 했었던 것이고, 가끔은 그녀가 더더욱이 특별해 보이기도 했었다. 한정된 상황에서 만남에 대해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다보니 그녀는 자꾸만 특별해져갔다. 방황하고 헤메면서 그 모습이 주변에서는 꽤나 걱정으로 보였나 보다. 그러던 그녀가 결국 차였다. 5년만에. 그녀가 찼을리가 없으니 남자가 그녀를 버렸다. 한창 좋을 때 만나서 좋은 시간 다 보내놓고, 이제 와서 거리의 여자가 되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작별을 고했떤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싶어하는 한량이라서, 인생 자체가 허세가 넘쳐서, 그 미모를 너무 이용해 먹어서 등등 그녀가 가진 수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그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남자들도 같이 생각하던 문제였을 것이다. 내가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이다. 다른 남자들도 해결 할 수 없던 문제이다. 그것은 그녀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던 것이다. 


4.

이별을 더 빨리 극복 하는 좋은 방법은 그 사람과는 더 이상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더 이상 서로의 존재의 가치가 없어졌을 때, 그 사람의 도움과 만남이 더이상 필요없어 졌을 때가 되면 그 때는 그 사람이 다시 만나자고 해도 당신은 오히려 그 사람을 만나기 더 싫어질 것이다. 


5.

매일같이 클럽이니 나이트니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점점 더 상대방을 쉬운 여자로 생각하게 되어버린다. 반대로 내가 그 만큼 매력적인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망각한채로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만 떠넘긴다. 상대가 보인다는 것은 정말로 날 괴롭게 만들었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그 만큼 믿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과 같다. 믿느냐 마느냐는 물어볼 문제가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믿어야 할 것이 오히려 나 자신이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 이런 피곤함 속에서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에 도무지 어려운 일이다. 한창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시작한 다는 것이 문제이다. 모두 이 질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6.

내 감정에 일부러 펼쳐놓고 그건 그거야 이건 이거야 하면서 정의 내리는 것도 싫고, 그냥 이렇게 엉킨 실타래처럼 두고 싶다. 그 짜증을 입밖에 내는 것은 더 싫고, 그것을 빌미 삼아서 한심한척 쳐다보는 눈도 싫고, 그런 나만의 속내를 이렇게 해야한다면서 조언하는 것도 싫다. 어짜피 난 그냥 그냥 나만 겪고 느끼고 싶은 감정들인데 누군가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또 꼬집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싫다. 그냥 좀 이대로 두었으면 좋겠다. 그런 소리를 어디서 들었는지, 내 속을 얼마나 안나고, 그냥 그거밖에 안되냐며 자존심 긁으면서 도발하는 모습 자체도 또 싫었다. 내가 그랬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그냥 좀 보고싶은 모습이 있다면 골라서 보던지 그대로 두던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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