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o는 Do를 자주 하라고 있는 기능입니다.

93년 이종범이 혜성처럼 나타났을 때도 문제였다. 기존 유격수의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을 뛰어 넘는 이종범 때문에 실책과 안타의 기준이 헷갈리기 시작했다고. 김제원 기록원은 “당시 이종범이 능력이 출중해 손해보는 일이 생겨 우리 내부적으로 회의를 많이 했다. 그래서 객관적인 기준을 다시 마련했다”면서 “요즘 내야수들의 수비가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이를 놓고 다시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ttp://news.sportsseoul.com/read/baseball/434010.htm?ArticleV=old

얼마전 이종범 선수의 은퇴를 즈음하여, 그의 전성기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나는 성적으로라도 그의 자취를 살펴보기 위해 자료를 뒤져 보았다. 과연, 그는 타격 전범위에 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엄청난 도루 성공율과 홈런, 훌륭한 타율과 선구안. 방심하면 넘어가고, 피한다면 도루를 해버리는 무서운 타자. 거의 모든 부분에서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그 어떤 기록보다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실책 부분이었다. 첫 시즌에 실책이 24개, 두번째 시즌도 실책이 27개였다. 사실 완벽한 선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실책횟수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숨어 있다. 이종범 선수는 뛰어난 발을 이용해 내외야를 아우르는 엄청난 수비범위를 가졌던 선수이다. 애초에 다른 선수라면 포기할 만한 공이라도 그는 끝까지 쫓아갔고, 무리하게 잡으려고 노력했다. 타구의 일부 호수비로 연결되기도 하였지만, 그 만큼 안타깝게 실책으로 기록되어버리기도 하였다.

이종범 선수의 이야기를 잠깐 꺼냈지만, 나도 역시 Ctrl+Z를 많이 누르는 사람이다. 내 인생은 언제나 Undo의 연속이었다. 끊임없이 Undo를 눌러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 만큼 Do도 했다는 것이다. 건설적인 실패를 즐기자. 당신이 이룬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나는 성공보다 더 많은 실패를 내밀겠다. "이게 나의 자산입니다. 모든이가 두려워하는 길, 안된다는 길이라도 저는 걸어가보려 했습니다." 좌우 눈치를 보며 살 수 없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그냥 쿨하게 인정하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