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다나와 연재 모음(2010~2013)

잔인한 퍼즐 맞추기: '다크사이더스' 리뷰

스타(star) 2013. 10. 29. 15:13

잔인한 퍼즐 맞추기: '다크사이더스' 리뷰



엔씨 소프트의 해외 지사였던 엔시 오스틴 출신의 개발자들이 창립해 만든 비절 게임즈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회사 중에 하나이다. 최근에도 워해머의 세계관을 이용해 만드는 MMORPG인 워해머 40000 MMO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비절 게임즈에서 만든 다크사이더스는 출시 전에 여러번 보도자료를 통해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하였다. 아트 디렉터로 섭외한 작가가 마블의 X-MAN을 그렸던 조 마두레이라라는 뉴스를 보고 다크사이더스의 전체적인 느낌은 북미 게임 전형의 파워풀한 컨셉이 되지 않을까 생각 들었다. 후에, 다크사이더스의 표지 디자인을 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주인공의 느낌이나 말을 타고 있는 자세가 흡사,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아서스 왕자의 느낌이 들었던 것은 나만의 생각 이었을까?


▲ 포스터를 보고 아서스 왕자로 착각할 뻔..

 

 

몰입하게 만드는 스토리

 

많은 게임에서 인용되는 요한 계시록이 다크사이더스에서도 다시 한번 인용된다. 주인공은 요한 계시록에 등장하는 4명의 기사 중 첫번째인 "워"라는 인물이다. "워"는 종말 계시를 시행 하고자 지상계를 파괴하기 시작하지만, 이 계시는 신의 의도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계략이었음을 알게 된다. 예정보다 빨리 종말을 가져왔다는 실수, 그리고 천국과 지옥의 전쟁을 촉발시켰다는 죄목으로 주인공은 모든 힘을 빼앗기고 유폐 당하게 된다. 엄청난 누명과 땅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워"는 단 한번의 기회를 부여 받았고 그는 다시 한번 지상계로 가서 음모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내려오게 된다.

 

▲ 포스 넘치는 주인공 '워'

 

 

악마들 대신 세계를 파괴해준 주인공이라는 설정으로, 주인공의 편은 아무도 없다. 게임상에 등장하는 천사, 악마 할 것 없이 주인공의 분노 앞에서는 모두가 나의 적이 된다. 적절한 영상 씬과 함께 간략한 대사들은 흥미로운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영어 자막이 나오는 게임 치고 이렇게 자세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게임은 오랜만인 것 같았다.

 

 

▲ 주인공의 편은 아무도 없다. 결국 지상계로 내려오게 된다.

 

 

스토리를 다소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풀어야 할 퍼즐이라든지, 새로 추가된 능력들을 정확히 사용하려면 아무래도 봐두는 것이 좋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튜토리얼이나 새로운 무기, 스킬 사용 등의 도우미 기능이 다소 부족하다. 특히 무기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스킬을 장착하는 부분은 한 번씩만이라도 플레이어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라이딩 할 수 있는 날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대사만 보고 무신경하게 넘겼다가, 언덕에서 세 번이나 굴러 떨어져 죽을 뻔 했다. 이런 사용 법을 지문으로만 터득해야 하는 상황이 다소 당황스러웠다.

 

 

액션게임으로 착각

 

처음 다크사이더스를 봤을 때는 갓오브워류 같은 액션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워낙 액션 게임류를 좋아하는데다가 직전에 플레이 했던 게임 또한 갓오브워를 벤치마킹한 게임이었던 단테스 인페르노였다. 때문에 어느정도 선입견을 가지고 플레이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오히려 젤다의 전설에 더 가까운 게임이지 않았나 싶다. 플레이를 계속 하면서 전투 액션은 사실 크게 바뀌는 점이 없었다.

 

중반을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화려한 콤보나 정교한 컨트롤을 요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던전 곳곳에 나오는 퍼즐과 임무들을 진행하면서부터 이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은 스테이지에 주어진 문제들을 찾아 해결 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요한 무기인 대검과 커다란 낫 뿐만 아니라 거대한 수리검이나 음파를 발산하는 피리 등등 다양한 활용도를 가진 기어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무기 강화는 게임의 필수 요소

 

 

개인적으로 퍼즐에 약해서 그런지 풀어나가는 과정은 상당히 힘들었다. 조금 진행하다 보면 막히고, 또 조금 진행하다 보면 막히다 보니 처음에 8시간 정도 생각했던 플레이 타임이 보기와는 다르게 20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초반은 대체로 길을 찾는 퍼즐이 많다. 후반부로 갈수록 게임의 요소들을 이용해서 풀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

 

▲ 날아 다니는 것도 퍼즐을 푸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

 

 

액션으로 진행하다가 퍼즐이 나올 때는 퍼즐을 풀고 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아무 위협이 안 되는 잔몹들과의 전투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당히 지겨워 진다. 보스 전에서는 다소 공략의 요소가 있어서 긴장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액션의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액션 조금 진행하다가 퍼즐, 그리고 퍼즐의 연속이기 때문에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 잔 몹들과의 전투는 슬슬 질리기 시작

 

 

색깔 강한 그래픽

 

그래픽과 영상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러스트와 모델링이 거의 높은 완성도로 표현이 되어있다. 또한, 강한 미국적 색채와 느낌의 배경과 주인공은 플레이 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겨 준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성공한 이후 이러한 미국적 카툰 느낌의 캐릭터를 선호하는 추세를 봐서는 다크사이더스의 그래픽 스타일이 크게 이상하다라고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느낌과는 다르게 그래픽 자체의 퀄리티는 조금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안티알리아싱이 지원이 안 되는지 계단현상이 가끔씩 보인다. 또한 해상도에 따라서 그래픽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옵션 조정을 해볼 필요도 있다.

 

▲ 이펙트나 효과는 멋지다

 

 

자신의 게임 성향을 고려해서

 

다크사이더스는 자신의 게임 성향을 잘 고려를 해서 구입을 하긴 권한다. 액션요소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퍼즐요소 덕택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그래픽도 카툰풍의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키 작은 주인공이 뒤뚱거리며 뛰어 다니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액션과 더불어 퍼즐을 좋아하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그래픽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크사이더스를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게이머의 성향을 많이 탈 수 있는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퍼즐이 나오면 인터넷을 뒤져서 공략을 찾아보는 스타일인데, 만약 조금 더 퍼즐이랑 친숙해지는 2회차 플레이 때는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인권/ 미디어잇 리뷰어/ ingunbi@naver.com

편집: 미디어잇 김형원 기자 akikim@it.co.kr

상품전문 뉴스 채널 <미디어잇(www.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