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피폐함.

스타(star) 2014. 1. 13. 02:51

1.

한 주간 다른 업체들과 싸우느라 체력 및 정신력이 많이 소모했다. 나는 꽤나 공과 사를 가르고 직설적으로 대화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가끔 이런 차가운 모습의 나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거나 어려워하는데 그런 모습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온 길 보면 알겠지만, 그 과정은 좌충우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럴 때마다 내 대응 방식은 똑같았다. 원칙대로 하고, 내가 허용할 부분에서만 타협한다. 그렇지 못한 것은 법으로 물어본다. 엄연히 내가 뽑은 국회의원들이 만들어준 법이 있고, 이 나라에서 규칙이라고 정해준 것들이 있을 텐데, 그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절차를 밟아 나가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화를 내는 것은 감정의 영역이고, 시비를 가리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다. 어쨌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하기 때문에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두려움 따위로 앞을 가로막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싸울건 싸우고 줄건 주고 받을 건 받고 해야하는 것이 정상인데, 하긴 내가 그렇게 고상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다고는 생각들지 않는다.


2.

어쨌든 이런 짜증 덕분에 심히 이번 주말에는 물결이 일그러졌었다. 적극적인 힐링은 오히려 내가 필요한 것 같고, 어떻게든 더 기분 좋은 상태와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지금처럼 고슴도치 같이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될 일도 안될 것 같다. 이미 진흙탕인데 뭘 어쩌라구. 이런 것들이 또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지 않을까 싶다. 오늘 이후로 이제 밝은 것들만 적어야지.


3.

매일 남의 연애사에 대해 훈수만 두었지. 정작 내가 판 위에 있다보니 잘 되는지 안되는지 모르겠더라. 주말 내내 깊은 고민이 가득했다. 문득, 안산에서 봤던 그녀가 오버랩 되곤 했다. 끝내 번호를 알려주지는 않았지. 아마도 내가 이렇게 또 흐지부지 하다가 그녀를 잃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무엇보다 나의 의지와 이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왜 그게 안되나. 나는 정말로 너를 좋아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근데, 조금 있다가 다시 드는 생각. "그런게 뭐가 중요해" 


4.

주말에 오랜만에 어머니랑 산에 다녀왔다. 초졸에 불과했던 어머니를 학교에 보낸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을 보냈다. 그 동안, 어머니가 몇 번이나 공부를 포기할까 한적도 있고, 진로도 잘 정하지 못해서 그 때마다 나도 정말 힘들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학부모의 마음이 이런 것인가 생각들기도 했다. 벌써 다음 달이면 고등학교 졸업이란다. 학교 졸업 선물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머니한테 대학생활이라는 것을 선물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질적인 것들은 한달, 두달이면 전부 소모할 테니까. 어머니는 대학 등록금이 한두푼도 아닌데 무슨 대학이냐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평생 아마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5.

다음 주부터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특별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제는 완전히 내 학생인 만큼 욕심도 더 크고, 더 많은 것들을 전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고, 나나 형이 개발에 지쳐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공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가르쳐 보는 것인데, 우리 역시 그러는 과정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6.

내가 싫어하는 짜증나는 사람들은 여기 안들어 왔으면 좋겠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보면서 뭔 생각할까. 아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봐도 좋겠다. 어짜피 그런거 신경쓰는 사람도 아니고. 싸질러대지 않을 거라면 글 쓰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