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나무들로 인해 빛조차 잘 들지 않는 숲 속. 적막하기 그지 없는 고요는 세 사람이 목소리가 들리면서 깨어졌다. 그들이 걸어가는 길은 누군가를 위해서 닦아놓은 길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이 주로 다니던 것이 그대로 길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나마도 한동안 사람들의 통행이 뜸했는지 풀들이 많이 자라나서 겨우 흔적만 알아 볼 정도였다. "워터포드 까지는 아직 멀었나?" 카일은 뒤따라 오는 동료에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카일의 왼팔 소매는 팔꿈치 부근에서 묶여 있었다. 한쪽 팔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익숙한 걸로 보아 그는 이미 팔을 잃은 지 오래된 모양이었다. 팔이 하나 없어도 빗어 넘긴 머리와 거친 수염이 잘 어울리는 사내였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나무 밑동에 털썩 앉았다. 그는 가죽으로 된 물통을 꺼낸 뒤..